서울 동대문구(구청장 이필형)가 2026년도 예산안을 9,824억 원 규모로 편성해 구의회에 제출했다. 올해보다 7.85% 증가한 수치로, 인공지능(AI) 기반 행정, 교육, 복지, 경제, 도시 인프라까지 아우르는 ‘미래도시 동대문’ 전략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구상의 일환이다.
이번 예산안은 일반회계 9,575억 원, 특별회계 249억 원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중소기업육성기금,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 1,559억 원 규모의 기금을 별도 운용해 재정 안정성과 지역경제 회복을 동시에 꾀한다는 방침이다.
동대문구가 내세운 예산 편성의 핵심 축은 여섯 가지다. △AI 혁신 디지털 성장도시 △아이 키우기 좋은 교육도시 △삶이 풍요로운 문화도시 △약자와 동행하는 복지도시 △소상공인과 함께 성장하는 경제도시 △안전하고 걷기 좋은 도시가 그것이다.
AI 기반 디지털 행정 분야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행정 전반에 적용한다. 상습 무단투기 지역에 AI 카메라를 설치하는 ‘AI 클린 지킴이’(6,000만 원), 장한평~경희의료원을 연결하는 자율주행버스 운행(2억 원), 전통시장 화재 예방을 위한 자율주행 AI 순찰로봇(6,000만 원), 노후 위험시설 안전관리 디지털 시스템 유지관리(2억 5,000만 원) 등이 대표 사업이다.
교육 분야 예산도 크게 늘었다. 2026년 교육경비보조금은 180억 원으로 확대됐으며, 관내 대학과 연계한 영어교육(2억 7,000만 원), 초등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우리동네키움센터 9호점 조성(4억 원), 청소년 아지트 운영(7,000만 원) 등이 포함됐다.
문화도시 조성에는 서울시립동대문도서관과 문화도시 사업이 중심이 된다. 문화도시 기본계획 수립 용역(5,000만 원), 아르코 예술공간을 활용한 열린 문화 플랫폼 운영(4억 3,000만 원) 등을 통해 봄꽃축제·동대문페스티벌과 함께 ‘일상 속 문화 인프라’ 확장에 나선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분야는 복지다. 전체 예산의 56.62%에 해당하는 5,562억 원이 복지에 편성됐다. 기초연금(1,707억 원), 기초생활보장 생계·주거급여(1,216억 원), 영유아 보육료(301억 원), 아동수당(191억 원), 어르신 일자리 사업(168억 원), 장애인 활동지원급여(200억 원) 등이 핵심이다. 어린이집 우수 식재료 지원(1억 7,000만 원), 구립 50플러스센터 운영(7억 원), 경로당 중식 주 5일제 반찬·부식비(18억 6,000만 원)와 중식 도우미 인건비(1억 5,000만 원)도 포함돼 전 세대를 아우르는 ‘약자 동행’ 기조를 강화했다.
지역경제와 소상공인 지원에도 예산이 반영됐다. 동대문사랑상품권 200억 원 발행에 따른 수수료(13억 3,000만 원), 골목형 상점가 지정·육성(3억 7,000만 원), 로컬 브랜드 창출(4억 원), 패션봉제복합지원센터 운영(4억 5,000만 원) 등이 눈에 띈다. 중소기업육성기금 60억 원은 중소기업·소상공인 저금리 융자에 활용된다.
도시 인프라 분야에서는 ‘워킹 시티’ 구축을 위한 예산이 편성됐다. 외대앞역 보행환경 개선(6억 원), 도로포장 전수조사 및 데이터 기반 보수계획 수립(1억 8,000만 원), 지반침하 예방을 위한 노면 하부 공동 조사(2억 1,000만 원), 청량리역 보도육교 인근 맨발산책로 조성(2억 원) 등이 포함되어 안전하고 쾌적한 보행환경 조성에 집중한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미래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업에는 과감히 투자했다”며 “2026년 예산이 AI, 교육, 복지, 도시 인프라를 아우르는 성장 엔진이 되도록 한 푼 한 푼 책임 있게 집행하겠다”고 말했다.